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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st/사찰(Temple)

INTRO

by pensee 2023. 12. 23.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불교문화의 자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널리 알리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약 15년전 대구에서 상경하여 불교를 전공하고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던 시기,
우연하게 가깝게 지내던 친구의 외국친구들이 서울을 방문한 계기로 서울의 몇 군데 가이드 했던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코스 중 조계사를 들렀는데, 제가 배운 몇 가지 지식들을 그들의 관점에서 설명했던 경험이 무척 저에게 짜릿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시기, 중국인 관광객을 포함하여, 전세계인들의 서울방문이 날이 갈 수록 늘어났고, 저는 대학시절 배운 불교에 대한 지식을 통해 한국불교를 홍보하여 한국 방문 관광객들을 늘릴 수 있다면 저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되지 않겠나 생각했습니다.
 
저는 대학 시절 불교를 그다지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못했거나 안했거나 둘 중 하나만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순수했던 그 시절 저는 그 사이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불교는 평등과 자비를 지향하는, 그래서 모두가 붓다가 되는 것을 지향하는 종교입니다. 수행의 종교입니다.
그러나 관광객은 한국 사찰을 방문할 때 종교인이 되기 위해서 방문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평생 남길 기억을 위해 혹은 새로운 경험, 특별한 느낌,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서 방문합니다.
저는 그래서 불교에 너무 심취되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였고, 오히려 이방인이 되는 노력을 했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기분으로 사찰을 방문하였고 다른 시각에서 불교를 보려 노력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종교에 진심으로 빠지지 않는 이상, 불교 교리와 그에 딸린 이야기, 생경한 한자식 언어와 산스크리트어 등 바다와도 같은 불교세계관을 따라가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불교 커뮤니티에 가면 온전히 어울리기 힘들었고,
그렇다고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하기에도 불경한 일이라,
어딜 가나 이방인이 되었고 내적 갈등이 심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찰에서 가끔씩 만나게 되는 외국인들과 얘기하다보면,
오히려 나 같은 사람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생각은 언제나 저를 이 이방인의 공간에 묶어두게 했습니다.
궁금해서 몇 번 영어사찰투어를 신청하여 들어봤지만, 시원하게 잘 해설하는 분들은 없었습니다.
저는 제가 더 잘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사찰에서 영어안내하시는 분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이며 은퇴하신 분들이기에 젊은 외국인들과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영어를 어느정도 잘하시는 분들은 이런 곳에 지원하지 않으며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나 저는 최근 좋은 일자리 경험을 통하여 관광 최 일선에서 노력하시는 그리고 능력 있는 분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름의 소신을 가졌으나 현실적으로는 너무나 미약한 존재라 용기와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3년 저는 가능한한 한국의 모든 사찰들을 돌아봐야 겠다는 결심을 하였습니다.
올해 약 80군데를 돌아보았고, 절반 이상에서 108배 수행과 명상, 예불에 참가하였으며, 
순례에서 돌아와 여러 책들과 신문 연재글을 읽었습니다. 즐거웠지만 동시에 고통스러웠습니다.
 
참 모두가 글을 잘 쓰는구나. 어쩜 저렇게 아는 것들이 많으실까.
또 한번 용기를 잃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잃을 용기 조차도 없어서 뭔가를 시작하고 도전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것은 사찰 순례기를 연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많은 분들의 연재글을 읽어보았습니다. 풍성하고 따뜻하고 가치 있는 글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그들과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 전 평생 시작도 못하게 될 것이므로
용기내어 시작해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스스로에게 분명히 다짐합니다.
취직 전까지 10군데는 쓰면서 시작하자고.
그리고, 난 불교인이라기 보다는 관광인이며 외국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글을 쓰자고.
그래서 단 한명의 외국인이라도 즐겁게 읽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하겠다고…
 
 
 

tableroo 올림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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